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 "바이오다인, 조기 암 진단…3조원 세계시장 공략할 것"

입력 2021-02-17 17:04   수정 2021-02-18 09:15


“미국 특허를 획득한 세포 분리·도말 기술로 3조원 규모인 세계 액상세포검사(LBC)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사진)는 17일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신장암, 폐암, 갑상샘암, 두경부암도 LBC로 암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다인은 국내 최초로 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완전 자동화 검사장비를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를 임 대표가 2009년 인수한 뒤 기술 차별화에 집중했다.
정확도 95% 암 조기 진단 기술 확보
LBC는 자궁경부암 진단에서 주로 쓰이는 세포검사 방식이다. 기존 세포검사는 채취한 세포를 슬라이드에 직접 도말한 뒤 현미경으로 살펴보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취한 세포가 슬라이드 위에서 말라붙거나 이중삼중으로 도말돼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였다. LBC는 장기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채취한 뒤 보존용액에 넣고 이물질을 제거한다. 용액 속에서 고루 퍼진 세포를 슬라이드에 얇게 프린팅하면 세포가 쪼그라들거나 불균형하게 모여 있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LBC 방식도 단점이 있다. 용액에서 이물질을 걸러내는 데 쓰는 침전식, 필터식 방식이 갖는 한계 때문이다. 밀도 차이를 이용해 특수용액에서 세포와 이물질을 구분하는 침전식, 원심분리 방식으로 세포를 분리하는 필터식 모두 세포들이 서로 달라붙어 정확한 검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바이오다인은 LBC 정확도를 85%에서 9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세포 중첩 문제도 해결했다. 보존용액에 채취한 세포를 넣는 것은 동일하다. 바이오다인은 필터 아래에서 위쪽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세포와 이물질이 고루 퍼지게 하는 ‘1차 블로윙’을 한다. 이후 공기압을 반대로 걸어 필터 쪽으로 빨아들인다. 필터 위엔 검사할 세포들만 남고 이물질은 필터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세포들이 쌓여 있는 필터 위에 슬라이드를 대고 ‘2차 블로윙’을 하면 슬라이드에 세포들이 단층으로 얇게 발린다. 임 대표는 “용액 내 세포 밀도에 따라 공기 압력을 다르게 하면 일정한 두께로 세포를 ‘박리 프린팅’할 수 있다”고 했다.
“경쟁사 대비 검사 속도 3배 빨라”
바이오다인은 글로벌 진단 기업과도 2019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 상대는 밝히지 않았다. 임 대표는 “분자진단, 면역진단, 세포진단을 모두 제공하는 게 유럽·미국 진단 시장의 트렌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도 LBC 장비를 공급 중이다.

바이오다인이 일부 과정을 자동화한 검사장비는 시간당 120개 검체를 처리할 수 있다. 시간당 40~48개 검체를 검사할 수 있는 미국 등의 경쟁사보다 검사 속도가 3배 빠르다.

이 회사는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엔 동남아시아에 대량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현재 연간 최대 900만 개 수준인 LBC용 진단키트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슬라이드에 도말된 세포들의 상태를 인공지능(AI)으로 자동 판독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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